본문 바로가기

남놀터 매거진

THE CURATOR
rae.kim
rae.kim

아트디렉터. 가끔 여행을 떠나 사진과 글을 남깁니다.

rae.kim 님의 다른 콘텐츠

[Men's Trip] 쿠바의 소울, Old Havana

2 199 viewed 2017-06-14

[Men's Trip] 쿠바의 소울, Old Havana

 

 

아바나의 까피똘리오(구시청)을 중심으로 올드아바나 즉, 구시가지가 펼쳐진다. 역시나 스페인 특유의 광장과 오래된 성당을 중심으로 골목골목들이 이어진다. 이런 류의 도시s는 그저 흘러흘러 돌아다니는게 맞다.지도를 굳이 볼 필요 없이 발이 이끄는 대로 걸어 가는 것이 멋. 사실 구글맵이 실행이 잘 되지 않는다. 골목의 작은  레스토랑마다 쿠바나 리듬이 가득 담긴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온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쿠바인들의 음악 실력은 보통 이상. 쿠바의 대표적인 음악은 물론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흥겨운 재즈의  넘쳐 흐르는 리듬이 몸을 절로 흔들게 한다. 그리고 아바나의 50-60년대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도 추천한다. 그들의 삶과 자유로움이 그리고 애환까지 녹아져 있다.

 

editor이미지


까사 빠띠뀰라 (Casa particular)

느낌적으로 직역해 보면 집을 나눈다는 의미이다. 즉 민박집. 쿠바여행에서 필수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에어비앤비가 활성화되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예약을 하고 돈을 지불할 수 있겠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민박집을 이용해야만 했다. 호텔은 턱없이 비싸며 신용카드가 되지 않았고,부자 관광객들만 상대할 뿐이어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이 까사 빠띠뀰라를 이용해야 하는데, 가격은 대부분 1박에 3-4만 원 정도로 조식까지 제공된다. 조식이래 봤자, 빵과 바나나, 망고 그리고 쓴커피. 매우 단촐하다.여행객은 이집 저집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며 빈방을 물어야 한다. 대부분의 까사 빠띠뀰라는 정부에서 승인을 받아야만 영업을 할수 있는데 주인장의 직업은 대부분 의사, 변호사 등 흔히 말하는 엘리트들이다. 이유는 외국인들을 상대해야 해서 아무나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 의아한 건 의사의 한 달 월급이 8만 원이다. 정말 억울할 듯.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editor이미지

특히 아바나에는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말년을 보내던 곳으로 그가  자주 들렀다는 술집과 식당들이 유명하다. 여기서 독한 시가연기와 알딸딸하고 알싸한 모히토에 취해 글을 쓰지 않았을까? 모히토는 특히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다고 하여 더 유명해 졌다는. 헤밍웨이의 쿠바 시절의 사진을 보면 유독 행복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시나 놀고 마시는것이 가장 행복한 일. 델 베디오라는 술집 벽면은 그를 추모하고 기념하는 낙서와 사진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editor이미지


editor이미지

editor이미지


골목골목마다 삶의 색깔이 그대로 묻어 있다. 소리와 냄새까지 전달할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내가 지나가면 하나같이 '니하오', '곤니치와', 혹은 '강남스타일'이었다. 지구 반대편 아바나까지 사람들이 강남스타일을 알고 있었다. 그 당시 이들은 강남스타일을 비디오나 USB로 돌려 봤다고 한다. 21세기에 무슨 중,고등학생 포르노 테이프 돌려보던 시절도 아닌데.

editor이미지

 

007 시리즈를 보면, 제임스 본드가 꼭 이런 무더운 남미나라에 가서 호텔 2층 테라스에 기대어 흐트러진 린넨 셔츠에 시원한 맥주병을 손에 쥐고, 하라는 첩보활동은 안 하고 반라의 본드걸과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딱 이 곳이 그런 느낌이다. 나 역시 미술관 건물 2층 테라스에 기대어 광장을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상상을 한번 해보았다.

 

editor이미지

 

올드아바나는 골목골목을 떠돌아 아바나 시민들의 삶의 한가운데를 볼 수 있었다. 물론 그들에겐 낯선 동양인이라 주목을 받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순박하고 친절한 검은 피부의 쿠바인들. 그들의 순박한 미소가 유독 더운 여름철이 되면 생각이 난다. 어느 골목길에서 만난 작은 동네 이발관 이름은 살롱 꼬레오. 머리를 파르라니 예쁘게 자르고 나면 숙련된 이발사가 수건으로 머리를 탁탁 쳐주며 시원한 야쿠르트 한병을 손에 쥐어줄 것 같은 공간. 이 대목에서 공감하는 사람은 최소 늙은이.

 

editor이미지

 

아바나에서 지내며 느낀 것은 독재국가이면서 자유로운 듯 하고, 때론 자유로운 듯하면서도 뭔가 억압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권력의 힘이 강해서 그런지관광객에게 해코지를 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물론 가끔은 약간의 깨알 같은 호의를 베풀어 주고는(특히 길을 알려주고는) 엄지와 검지를 부비면서, 'Please my friend, One Dollar, One Dollar' 정도의 타령은 들어 줘야 했다.(물론 어쩌다 한번) 

 

말레콘 해변


editor이미지

아바나에 오면 무조건 들리게 되는 곳. 수많은 영화와 CF가 이곳에서 촬영이 되었다. 높은 파도와 석양이 아름다운 곳.

editor이미지

이 부둣가에서 해로로 미국 플로리다까지 오직 2시간. 하지만 그 당시엔 막혀있던 뱃길. 수 많은 밀입국자들이 미국 땅을 밟지 못하고 바다에 수장되었다고 한다. 아마 성공했다면 환상의 나라 디즈니랜드를 밟았을 텐데, 어째 해변가가 슬펐다.

editor이미지

4년 전 아바나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말레콘 해변에서 파도소리를 들었다. 물론 cf처럼 높은 파도는 없었다. 이곳이 변하지 않길 바라며 그 당시 모습 그대로 있길 바랬다. 언젠가는 다시 한번 쿠바를 찾아갈 생각이다. 미국 수교이후 저 해변가가 변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아마 지금쯤 저 해변 어딘가에는 스타벅스가 생겼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기꺼이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해야 겠다.

 

 

관련상품

댓글 (0)